스토리/複雜單純
가을전어
marineset
2023. 5. 30. 05:50


지금 꼭 맛봐야할 생선 가을 전어
Date. 2015-10-16
10월경에 그 고소하고 차진 맛이 가히 절정에 이르는 전어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가을 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 ‘가을 전어 한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는 옛말이 가을 전어 맛을 짐작하게 한다.
10월 튼실하게 물오른 기름진 전어
제철을 맞아 그 맛이 최고조에 달한 전어. 굳이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전어를 맛보아야 가을 한철 잘 넘긴 것 같지 않았던가. 가을 전어를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튼실하게 물오른 기름진 전어 한 점 맛보러 떠나보자.
가을철에는 다른 횟감들의 인기는 잠시 뒷전으로 밀려난다. 자연산 전어의 물이 오를 대로 올라 그 맛을 결코 지나칠 수 없기 때문. 3~8월 산란기를 마친 전어는 9월 부터 뼈가 부드러워지고 살이 오르기 시작해 10월경에는 그 고소하고 차진 맛이 가히 절정에 이른다. 전어는 9~11월이 제철이지만 10월이 넘어가면 뭍 가까이에 자리하던 전어들의 이동이 시작되어 잡기가 힘들다고 하니, 지금 이 시점은 분명 젓가락을 바삐 놀려야 할 때다.
왜 가을 전어인가?
가을 전어는 봄에 비해 지방질 함량이 무려 3배가량 높아지는데, 이 성분은 전어 특유의 고소함을 가득 실어준다. 여기에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DHA와 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다른 생선에 비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트레오닌과 트립토판, 라이신 등이 풍부한데, 이는 쌀에 부족한 필수아미노산을 보충하는 데 제격이다.
버릴것 없는 전어
전어는 뼈째 먹는 생선이어서 칼슘 보충 식품으로도 훌륭하다. 숙취 해소와 피부 미용에도 좋으며, 한방에서는 이뇨작용을 도와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하고 장을 보하며 위를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예로부터 식탁 위 소화제로 불렸다 하니, 가을철 보양식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겠다. 전어는 회, 구이, 무침 등 그 어떤 요리를 해먹어도 맛있지만 젓갈의 명성도 자자하다. 내장 중에 돌기로 알려진 ‘밤톨’만을 따내어 담그는 ‘전어밤젖’, 전어의 내장을 모아 담그는 ‘전어속젓·돔배젓’, 전어 새끼로 담근다는 ‘엽삭젓·뒈미젓’ 등 전어젓은 젓갈 중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강원도 지역은 전어에 대한 명칭이 다양한데 큰 전어는 ‘대전어’, 중간 것은 ‘엿사리’, 작은 것은 ‘전어사리’라고 부르며, 강릉지방에서는 ‘새갈치’라 부른다.
문헌 & 구전으로 전해지는 전어 이야기
정약용 <자산어보>
‘큰 놈은 한 자 정도 길이이며 몸이 높고 좁으며 검푸르다.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 흑산도에는 간혹 나타나지만 그 맛이 육지와 가까운 데 것만은 못하다.’
서유구 <임원경제 육지>
‘가을 전어 대가리에는 참깨가 서 말’,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의 구분 없이 좋아했다. 맛이 뛰어나 이를 사려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餞魚)’라 했다.
‘바다의 깨소금’ , ‘봄 도다리, 가을 전어’ , ‘가을 전어는 썩어도 전어’
DHA와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
전어는 등푸른 생선의 일종이다. 등푸른 생선엔 항암 효과가 있는 DHA와 EPA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일본 국립암연구소의 연구에선 대장암, 유방암에 걸린 실험동물(쥐)에 DHA를 먹인 결과, 암세포의 수와 크기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DHA와 EPA는 피를 맑게 하고 혈전을 녹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데도 유효하다. DHA는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과 노인의 치매 예방도 돕는다.
전어는 다이어트 식품
전어는 100g당 열량이 126kcal에 불과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은 24.4g인 고단백 식품이다. 가시가 많지만 단점은 아니다. 가시째 먹을 수 있어서다. 가시째 써는 회를 일본인들은 ‘세꼬시’라고 부른다. 작은 생선의 머리, 내장을 제거한 뒤 가시째 얇게 써는 가시째썰기한 전어를 먹으면 칼슘을 충분히(100g당 210mg) 섭취할 수 있다. 전어의 칼슘 함량은 ‘칼슘의 왕’인 우유의 두 배다. 멸치(509mg)보다는 적지만 고등어(26mg)보다는 많다. 껍질째 함께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엔 구내염 예방을 돕는 비타민 B2, 비타민 B6, 니아신이 제법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전어회
뼈째 먹는 전어회
전어의 비늘을 벗긴 뒤 두툼하게 썰어 뼈째 회로 먹으면 깊고 은은한 맛이 느껴진다. 양념 된장, 마늘, 상추쌈을 곁들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양념, 상추, 깻잎, 당근, 오이, 양파, 배, 사과와 함께 버무린 전어무침에도 가시째 썰기한 전어가 들어간다. 입안에서 가시가 사르르 녹아 없어져 먹는 데 불편하지 않다.

전어구이
통째로 굽는 전어구이
전어구이는 전어에 굵은소금을 뿌린 뒤 통째로 구운 음식이다. 간이 배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생선을 태우지 않고 곱게 구우려면 지느러미와 꽁지 위에 소금을 수북이 얹어놓아야 한다. 화력(火力)은 강하게 하되 불기가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생선이 타지 않는다. 생선의 눈빛이 희게 변하면 알맞게 구워졌다는 신호다. 너무 오래 굽는 것은 피해야 한다. 웰빙 성분인 DHA, EPA가 빠져나가고 탄 부위에 발암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어는...
성질이 급한 탓에 잡히자마자 곧 죽고 만다. 요즘은 활어를 싱싱한 상태로 전달하는 수송 차량이 발달하여 대도시의 전어 소비량이 급증했다고 하지만, 싱싱함이 곧 맛과 직결되는 전어 요리는 뭐니뭐니 해도 산지에서 먹는 맛이 으뜸이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벗삼아 10월에는 전어 산지로 휴식을 떠나보자. 가을이면 전북 부안, 충남 서천에서 전어 축제가 열린다.


전어 |
전어(Konosirus punctatus)는 청어과의 물고기로 동아시아의 연안에 분포한다. 어린 개체는 전어사리라 부른다. 가까운 바다에 서식하며 그다지 큰 회유는 없으며, 일반적으로 6~9월에는 만 바깥에, 10~5월에는 내만에 많다. 보통 수심 30m 안팎의 다소 얕은 곳에서 서식한다. 산란기는 3-6월 무렵이다. 초여름 무렵 떼를 지어 내만으로 들어와서 개흙을 먹으며, 연안의 얕은 바다에 알을 낳는다. 몸길이는 15–30 cm 정도이다. 한국에서는 남해 와 황해에 많고, 일본·중국·인도·폴리네시아에 분포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