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audio-visual

巴人/ 國境의 밤

marineset 2023. 6. 1. 00:37

* 김동환

호는 파인(巴人) 1901 함북 경성 출생
1921 중동중학을 졸업하고 도일하여 동경 동양대학 영문과 입학
1923 관동 대진재로 인하여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 경성에 있는 누님댁에서 체류
1924 함북 나남의 <북선일일보>기자로 일함, 이해 5월 <금성>3호에 <적성을 손까락질하며>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
1925 시집 <국경의 밤>(한성도서)과 <승천하는 청춘>(신문학사)을 3월과 12월에 각각 발간함
1929 조선일보 기자직을 사임하고, 종합월간지 <삼천리>를 창간, 이때 여기자로 일하던 소설가 최정희와 알게되어 납북전까지 부부생활. 10월에 이광수, 주요한과 함께 공동시집 <3인 시가집>(삼천리사) 발간
1938 문예지 <삼천리문학>을 발간
1940 친일평론 <전승과 문화의 육성>(매일신보, 7월 6일자) 발표, 이후 시와 평론 및 강연을 통하여, 그리고 총력연맹, 임전대책협의회 등과 같은 단체의 간부직을 역임하면서 친일행위를 함
1942 반민특위가 구성되어 공민권이 박탈되자 <삼천리사 경영중 본의 아니게 친일했음>을 자수하다 동란중 납북
1962 부인 최정희에 의해 해방 직후부터 6.25 직전까지의 작품을 모은 시집 <돌아온 날개>(종로서관) 발간


국경의 밤
- 김동환 -

제 1 부
[1]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 / 외투 쓴 검은 순사가 왔다― 갔다―
오르명 내리명 분주히 하는데 / 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 마차를 띄어 놓고
밤새가며 속태우는 젊은 아낙네
물레 젓던 손도 맥이 풀려서
파! 하고 붙는 어유(魚油)등잔만 바라본다.
북국의 겨울 밤은 차차 깊어 가는데.

[2]
어디서 불시에 땅 밑으로 울려 나오는 듯
'어―이'하는 날카로운 소리 들린다.
저 서쪽으로 무엇이 오는 군호라고
촌민들이 넋을 잃고 우두두 떨 적에
처녀(妻女)만은 잡히우는 남편의 소리라고
가슴을 뜯으며 긴 한숨을 쉰다-
눈보라에 늦게 내리는
영림창 산재(山材)실이 벌부(筏夫) 떼 소리언만.

[3]
마지막 가는 병자의 부르짖음같은
애처로운 바람 소리에 싸이어
어디서 '땅'하는 소리 밤하늘을 짼다.
뒤대어 요란한 발자취 소리에

백성들은 또 무슨 변이 났다고 실색(失色)하여 숨죽일 때
이 처녀만은 강도 채 못건넌 채 얻어맞는 사내 일이라고
문빗탈을 쓰러 안고 흑흑 느껴 가며 운다-
겨울에도 한 삼동(三冬), 별빛에 따라
고기잡이 어름짱 끄는 소리언만.

- <국경의 밤>(1925) -




‘아,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 30대 중반의 나이를 넘긴 사람들이라면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던 이 싯구절이 희미하게나마 떠오를 것이다.
파인(巴人) 김동환의 ‘국경의 밤’. 한국문학사 최초의 장편 서사시라고 해서 무조건 외우도록 다그쳐지던 바로 그 시다. 1924년 월간 ‘금성’에 ‘적성(赤星)을 손가락질하며’를 발표하며 시단에 나온 파인은 그해 10월 동아일보에 ‘북청 물장사’를 발표하면서 세인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국경의 밤’이 발표된 것은 1925년. 동아일보사 기자로 입사하던 해다.

파인 김동환은 1901년 함경북도 경성면 태생. 2001년이면 그의 탄생 100주년이다. 이를 앞두고 ‘파인 김동환 문학연구’ 전 30권(논문자료사 펴냄)이 출간됐다. 이 연구집에는 20년대 이후의 모든 신문 잡지 출판물을 통틀어 파인의 시 소설 수필은 물론, 그에 대한 연구 논문과 참고 문헌, 가족관련 자료가 망라돼 있다.

이 작업을 해낸 사람은 파인의 3남인 김영식씨(65). 3남이라고 하지만 장남과 차남이 10대 어린 나이에 병사, 장자와 다름없다. 김씨는 96년에 일제시대 최고의 장수 잡지였던 ‘삼천리’ 영인본 전 32권을 펴내 주목받기도 했다. 
파인이 29년 6월에 창간한 월간 종합지 ‘삼천리’는 42년 3월 폐간될 때까지 모두 152호를 발행했다. 김씨는 이외에도 ‘아버지 파인 김동환’ ‘파인 김동환 전집’을 이미 펴낸 바 있어 부친의 생애 추적과 문학적 복원에 끈질긴 집념을 보이고 있다. 김씨는 “일제 말기 잠깐의 훼절과 6·25 당시의 납북으로 아버지의 생애가 흐려지는 측면도 있지만, 문필가이자 잡지 발행인으로 한국 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아버지의 문학 업적을 정리하는 것이 후손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번 문학연구 전집의 완간으로 정작 얻은 또 하나의 소득은 이복 누이동생인 소설가 김지원(56·미국 뉴욕 거주) 채원(52) 자매와의 화해. 파인은 1940년대 ‘삼천리’를 운영하던 시절, 경리 일을 보던 여직원 최정희씨(작고·소설가)와 연인 관계가 되었고 그 사이에 태어난 것이 지원 채원 자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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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崔貞熙)
1906년 12월 3일 함북 성진군 예동에서 출생하였으며 1924년 동덕여학교에 편입했다가 이듬해 숙명보통학교에 다시 편입하여 1928년 졸업한다.동덕여학교에의 편입은 일반적인 서울 유학이 아니라 가출에 의한 것이었다. 숙명을 졸업하고는 경제적인 이유와 "이 학교에 가면 노래와 춤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 중앙보육학교에 입학하여 1년만에 졸업하고, 1930년 일본으로 건너가 유치원 보모로 일하면서 유치진,김동원등이 주도한 '학생극예술좌'에 참가한다.같은 해 경향적 색채가 강한 영화 '유랑'의 연출자인 김유형과 동거가 시작된다.1931년 귀국하여 삼천리사에 입사한 뒤로 틈틈이 콩트와 단편소설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시기의 최정희는 당시의 비평가들에 의해서 동반자작가로 분류된다.1934년에는 카프 제 2차검거사건,즉 전주사건에 연루되어 여류문인으로서는 유일하게 8개월간의 실형을 산다. 출옥 후에는 조선일보사 출판부에 직장을 두었으며 작가 스스로 처녀작이라고 명명하는 「흉가」(≪조광≫,1937)를 발표한다.(전주사건 이후로 김유영과의 관계는 정리된 것으로 추정된다.김광섭의 글에 의하면 전주사건 이후로 최정희에겐 독신시대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지맥」,「인맥」,「천맥」에 나오는 남편없는 여자주인공의 공통된 설정은 당시의 최정희의 상황이 투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삼천리사에 재입사사여 파인 김동환과 결혼하게 되고 1942년에는 경기도 양주의 덕소로 이사하여 해방을 그곳에서 맞는다.해방 직후 농촌 문제를 다룬 「풍류 잡히는 마을」,「점례」등의 작품은 덕소시기의 체험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정희의 문학적 변모
1930년대 초반 문단에 등장하여 강경애,박화성 등과 더불어 여류문인 2세대를 형성한 최정희의 작품세계는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1931년에서 1934년 까지는 동반자적인 작품을 발표하였고, (2) 전주사건으로 8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난 연후에는 문학관을 새롭게 정립하고 「흉가」,「지맥」,「인맥」,「천맥」 등을 통하여 여성 문제를 심도깊게 다룬다. (3) 해방이후에는 농촌의 모순된 현실을 형상화한「점례」,「풍류 잡히는 마을」을 발표했으며 (4) 전후에는 일상사 혹은 신변체험을 중심에 둔 소설이 주종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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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40대 초반이던 파인은 역시 열렬한 연애 끝에 결혼한 신여성 신원혜씨(93년 작고)와의 사이에 3남1녀를 두고 있던 상황이었고, 최정희씨 역시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였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자 신씨는 파인과 결별을 선언했고, 파인은 경기도 덕소에서 역시 이혼당한 최씨와 살림을 차렸다. 그 이후 두 집안은 자식들도 왕래가 끊겼고, 파인의 저작권을 둘러싼 송사까지 벌어지게 되는 등 ‘남남’의 관계가 됐다.

그러다 파인의 문재를 이어받아 시인이 된 김씨의 친누이동생 김영주씨(60·캐나다 거주)와, 여류문인으로 이름을 날렸던 어머니 최씨의 재질을 물려받은 지원-채원 자매는 같은 문학인으로서 그리고 같은 핏줄로서 늦은 나이에나마 화해와 동행의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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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書信



金英珠(1938년 1월 22일 생)/시인, 캐나다 크리스천 문협 회원
파인 김동환과 신원혜의 딸







내가 사는 데서
그대의 집 갑절로 그립다.
자궁 밖을 걸어나와 첫 사랑
노을이 붉은 나라에서
간절히 사랑이 되는 그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하면 되는가.

산 건너 산이 흐르고
어둠도 서 있듯 흘러 간다.
그대 있는 마을
다 잊지 못하는 죄 용서하라
어디랄 데 없이 스물 네 시간
그대 뜨건 그리움에 데이고
우리가 우리끼리 용서한 죄
다시 보인다.
 
그대 아는가
끝도 끝도 없다든가 하는 그리움
그대 피하여
눈물 투성이의 손으로 헤매이라
그대 말하는가.

그대 내 몫이
아니라 해도
그대 근처까지만
건너가
이 죽을듯함 두고 오리니

먼듯 하게
아주 먼듯 하게
나눠 있어도
잊음 없이 돌아오는
그대 지금도 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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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밑의 바이얼린 / 김채원 | 책(문학) 2004/06/26 18:58

[펌]http://blog.naver.com/nn1953/60003537369


어머니는 가난에 울지만 서부 개척자 처럼 강인했다

▲ 김채원은 본원의 어떤 것에 대한 깊은 동경과 향수를 풍부한 색감과 미세한 떨림으로 풀어낸다.

김채원의 소설은 무엇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 차 있다. 그 목마름은 실체가 없는 듯한 삶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고독과 허무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1989년 이상문학상을 받은 ‘겨울의 환’을 필두로 네 편의 ‘환’ 연작에서 삶의 모호함과 실체없음을 보여준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보다 밀도 깊은 시선으로 생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설집에는 1996년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11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표제작인 ‘지붕 밑의 바이올린’ 연작 중 ‘꿈의 흐름’에는 비둘기가 등장한다. 초로의 나이에 접어든 ‘나’는 우연히 베란다에 찾아든 비둘기 두 마리에게 멸치 대가리를 주고 비스킷을 놓아둔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비둘기는 네 마리가 되고 여섯 마리가 되고 급기야는 알을 낳아 열여섯 마리로 불어난다. ‘비둘기가 꿈꾸듯 섀시 창변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볼 때 이 세상을 이룬 알맹이는 바로 그리운 너의 마음’(38쪽)임을 비둘기는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처음에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점점 부담스러워지면서 ‘나’는 비둘기들과 그 알을 밖으로 내던지고는 섀시 창문을 새로 해 단다. 그리운 너의 마음을 싣고 비둘기가 창변으로 온다고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안과 밖을 가지고 있으며 작가는 삶을 구성하는 그 양측면을 응시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모든 것을 양면으로 본다. 누군가 마음의 결이 곱고 선하고 거짓이 없으며 겸손한 사람을 본다면 나는 그 뒤에 있는 그늘과 악을 함께 본다. 마치 두 개의 렌즈가 함께 작동하는 것과 같다. 밤이 있고 낮이 있듯이 음이 있고 양이 있듯이 선과 악이 동시에 태어남을 보는 것이다.’(50~51쪽)


▲ 지붕밑의 바이올린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막연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 등장인물들은 목적지로 가는 버스가 어디에 서는지 모르고, 지하철과 버스가 끊겨버린 한밤중에 집으로 가는 방법을 몰라 망연자실 서 있기도 한다. 신체 결함을 가진 등장인물은 종종 생활 부적응증을 몸으로 표현하는 상징으로 보인다. 삶의 두려움을 알아버린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꿈을 꾸는 것뿐이다.

작가는 이러한 인물을 통해 본원의 어떤 것에 대한 깊은 동경과 향수를 찾고 있다. 그저 있는 그대로가 선이고 미이고 진이 되는 세계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상처에서 연유된 것이기도 하다.(문학평론가 문혜원)

작가에게 삶이란 따로 거창한 주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단편을 조각조각 이어붙인 모자이크 천으로 나타난다. 중간중간 틈새가 보이고 바느질도 말끔하지 않지만 그 헐거워 보이는 보자기가 삶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우리의 실체란 하나하나 전체를 이루기 위한 작은 부분들일까. 삶의 전체 속에는 그런 조각조각의 얘기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인은 그 한 조각의 삶을 담당하고 있는 것뿐일까.’(‘인 마이 메모리’)

작가는 가족에 대한 개인적인 상처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어머니는 늘 가난했고 넷이나 되는 자식을 혼자 힘으로 키우기에 설움도 많아 밤이면 무거운 이불을 쓰고 울기도 많이 했지만 서부 개척자처럼 강인했다. 그러한 어머니는 이 세상 모든 것, 산이며 바다이며, 모든 예술, 종교 그리고 전쟁, 테러까지 다 어머니 몸에서 태어난다.

평양 방문을 소재로 한 ‘바다의 거울’에는 6·25 전쟁 중에 끌려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얽혀 있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생사를 알고 싶어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내비치는 대신 누님에게 소식을 전해달라는 은사의 부탁만 지키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것마저 실행하지 못한 채 주인공은 그곳에 마음 한 자락을 남겨두고 돌아선다.

삶의 깊은 슬픔을 응시하는 김채원은 또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는 걸까. 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제껏 습작을 해온 것 같다. 그간 써온 것들을 다시 펼치니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이렇게 작은 의식의 가닥들로 쓰여졌는가, 수치스러움이 인다. 이번 창작집이 묶이고 나면 지금까지 써온 것들이 바람 속으로 흩어져 버리고 다른 곳에 서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최홍렬기자]

서부개척자처럼으로 딸에 의해 비유된 강인한 어머니 최정희여사..한국 현대소설사에서 여류작가로는 빼놓을 수 없는 여인으로 '국경의 밤'의 시인 김동환의 부인으로 더 유명할 터.

6.25때 파인 김동환이 납북될 때 김지원과 김채원은 어머니 최여사 품에서 세살,네살이었던가. 그러니 지금 '지붕밑의 바이얼린'의 작가 김채원은 거의 오십대 후반의 연령일터. 지금 보이는 사진으로는 30대 정도의 여류로 보이니 사진의 마술인가.
아니면 오래된 사진인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또 하나 알려진 사실은 김동환의 전처는 따로 있는 듯.

이혼하지 않은 채 최정희 여사와 살다가 납북되어 전처의 가족들은 한 평생..마음에 한을

품고 살아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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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어도 김영식씨와는 얼굴 한번 마주치는 일 없이 가끔 필요에 따라 전화 연락만 오갔다. 김씨가 오랜 공무원 생활로 문단과 별 관계가 없었다는 점도 이들의 ‘오랜 절연’을 이어지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씨 역시 누이동생 영주씨가 그랬던 것처럼 이복동생 지원-채원씨와 만남과 화해의 길을 걷게 된다. 파인에 대한 사진이나 자료가 양쪽 집에 나뉘어 있어 이를 합치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파인 김동환 문학연구’ 전집 완간으로 마침내 둘로 나뉘었던 파인 일가의 화해도 완성됐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라는 파인의 아름다운 노래말이 마치 시인 두명과 소설가 세명을 배출해 낸 파인 일가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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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어 남촌에는

김동환

1

산넘어 南村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南으로 오데.

꽃피는 四月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오월이면
보릿 내음새.

어느것 한가진들
실어 안오리
南村과 南風불제
나는 좋데나.

2

산넘어 南村에는
누가 살길래
저하늘 저빛갈이
저리고 울가.

금잔디 널은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것 한가진들
들려안오리
南村과 南風불제
나는 좋데나.

3

산넘어 南村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영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보이네.

끊엾다 이어오는
가는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들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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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오면

김동환

1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꽃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주

2
봄이 오면 하늘 우에 종달새 우네
종달새 우는 곳에 내 마음도 울어
나물캐기 아가씨야 저 소리 듣거든
새만 말고 이 소리도 함께 들어주

3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종달새 되어서 말붙인다오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진달래꽃 되어 웃어본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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