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audio-visual
종편과 트로트 전쟁
marineset
2025. 9. 26. 16:18
종편(종합편성채널)의 대표적인 트로트 프로그램은 TV조선의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와 MBN의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 등이 있습니다. 이들 프로그램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를 발굴하고, 이후 스핀오프 프로그램도 꾸준히 제작하며 트로트 열풍을 이끌고 있습니다.
주요 종편 트로트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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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 / 《미스터트롯》 (TV조선):《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등 시리즈화되어 트로트 오디션 열풍을 주도한 프로그램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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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트롯맨》 (MBN):《미스터트롯》의 성공에 맞서 MBN에서 남성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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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가왕》 (MBN):MBN의 또 다른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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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퀸》 (MBN):MBN에서 방송된 여성 트로트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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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트로트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 형식이 주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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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핀오프 프로그램: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참가자들이 출연하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도 다수 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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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트로트 열풍:송가인과 임영웅 등의 인기를 시작으로, 종편 채널들이 트로트 프로그램 편성에 열을 올리며 트로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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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시청률:트로트 프로그램은 특히 연령대가 높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MBN-TV조선, 2차 트로트 전쟁
-선두주자 MBN '현역가왕'에 TV조선 '미스트롯3' 맞불
10대도 ♥..임영웅·송가인 'YOUNG 트로트', 세계로 향할까 [창간20주년] | 스타뉴스
'영(YOUNG) 트로트'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미스트롯'·'미스터트롯' 등 트로트 오디션으로 탄생한 트로트 스타 임영웅, 송가인이 중장년층을 넘어 10대까지 트로트에 열광케 하며 트로트계의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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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추다. 전국은 단풍으로 물들고, 국민들은 트로트에 취한다. 트로트의 어원은 1910년경 미국의 사교댄스인 ‘폭스트롯’과 일제 때 엔카(演歌)에서 유래된 우리의 대중가요다.
TV를 켜면 트로트 일색이다. 종편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밤늦도록 트로트며, 채널당 3~5개의 음악프로에다 몇 차례씩 반복 방영하니 점점 마취되는 느낌이다. 트로트는 이제 꼰대들이나 부르는 뽕짝에서 벗어난지 이미 오래다.
변천사는 대충 이렇다. 구한말과 개화기, 강점기를 거치면서 민족의 애환이 담겨있는 우리만의 특징과 결합하여 한국인만의 음악장르가 되었다. 망국의 한을 노래한 ‘황성옛터’나 백년설의 망향가인 ‘나그네 설움’과 ‘번지없는 주막’ 등이 대표곡이다.
전쟁 후 일제풍의 음악들은 트로트라는 장르적 정체성을 찾으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하여 현인의 ‘신라의 달밤’과 박재홍의 ‘울고 넘는 박달재’가 히트하면서 본격화 되었고, 전쟁의 아픔을 노래한 ‘이별의 부산정거장’이나 ‘굳세어라 금순아’ 등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우리사회에 주류문화로 자리매김됐다.
1970~80년대 포크음악과 발라드가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소위 ‘뽕끼’없는 발라드장르 시대가 열렸고,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힙합그룹들이 등장하면서 트로트는 점차 설 자리를 잃기도 했다. 2000년대에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장윤정(어머나/2005)과 같은 젊은 트로트 가수들의 등장에다, 2019년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과 다음 해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각광으로 중견가수들의 활동이 더해졌고, 세계 음악시장의 주류 장르가 된 K-팝의 영향이 K-트롯으로 부활했다는 게 정평이다.
트로트는 늘 서민과 함께해온 시대의 등불이었다. 노래 내용은 거의가 ‘고향과 어머니, 사랑과 이별’이다. 필자도 중학시절에 왕복 8㎞나 되는 등하굣길과 산과 들에서 소를 먹일 때도 ‘가슴 아프게’와 ‘섬마을선생님’ 가사를 종이에 적어 열심히도 불렀다.
여자만 섬에 남기고 남자는 서울로 떠나가는 사랑과 이별의 애수곡이 지금도 국민가요다. 나의 18번곡은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다. 타향살이 외롭고 힘들 때 참 많이도 불렀고, 지금도 부른다. 나에겐 영원한 사모곡이자 애향곡인 셈이다.
한 50년 전 이맘 때의 회고다. 상경하던 날 이른 아침, 안개 낀 신작로에서 부모님께 하직인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부모님은 차가 사라질 때까지 서 계셨다. 군계인 다람쥐고개를 넘을 때 차에서 흘러나왔던 노래가 바로 ‘물레방아~’였는데 꽤나 서러웠다.
다음은 당시 고향땅을 뒤로 하며 읊은 즉흥적 넋두리다. 늙으신 부모 두고 돈벌러 가는 나/ 돌아보니 가야산도 울고 있구나/ 언젠가 출세해서 돌아오리라/ 한양가는 불효자는 목이 메인다.
그때 꿈 많고 감성적인 20대 청년의 다짐이었다.
그때 꿈 많고 감성적인 20대 청년의 다짐이었다.
무정한 세월은 많이도 흘렀다. 아무 것도 못 이룬 채 타관 땅 헤매다가 여기까지 왔다. 지난날의 회한에 젖다 보면 참 희한한 게 트로트다. 노랫말 속 비련(悲戀)의 주인공인양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요즘은 체육관에서 TV대신 유난희의 ‘문경새재’를 들으면서 운동을 한다. 근무했던 대학의 방송연예코디학과 출신이라 간접 제자였고, 다재다능한 가수다. 이젠 안 보고도 부를 만큼 많이 들었다.
문경새재를 넘어 과거보러 간 사랑하는 서방님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엘레지 트로트다. 애절한 그리움을 늘어지지 않게 다소 빠르고 구성지게 불러 부담이 없으며, 가요무대에 출연해도 손색이 없는 실력이다. 노랫말처럼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사랑하는 당신이 꼭 돌아왔으면 좋겠다.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모두들 애창곡 하나 들으면서 고향과 어머니, 사랑하는 사람을 한없이 그리워하고, 보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은 트로트의 전성시대다.
<이 상 섭 경북도립대 명예교수>
서라벌신문 기자 / press@srbsm.co.kr

입력 : 2023년 11월 09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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