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Rok marines

서북도서 의료체계 분석 上

marineset 2025. 10. 7. 19:42
 

 

[단독] “다친 군인 CT 찍는 데 3일”…군의관 감소 직격탄 맞은 이곳

입력2025.10.07. 오전 5:57

CT·MRI 운용, 모두 어려워

군의관 부족해 담당자 공석
민간병원·외진에 겨우 의존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장병들이 도서방어 종합훈련을 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해병대, 연합뉴스]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최전방 도서 지역에 배치된 우리 군 장병들이 의료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위급 상황 시 골든타임을 놓칠 위험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을 전담할 인력이 부대 내에 없어 민간병원과 외진에 의존 중이고, 자기공명영상(MRI)은 아예 장비조차 갖춰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격오지 특성상 환자 이송 여건도 좋지 않아 CT 촬영 등에 최소 3일이 소요되는 게 다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없어 CT 불가
7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서북 도서 지역에 영상의학과 군의관이 배치되지 않아 군 의료시설에서 CT 운용이 중단됐다. 백령도·대청도·소청도를 방어하는 해병 6여단과 연평도의 연평부대가 현재 이 문제를 겪고 있다.

CT는 방사선(X선)을 이용해 인체의 단층 영상을 촬영하는 방식의 검사다. CT 스캐너는 다양한 각도와 방향에서 촬영하는데 주로 흉·복부 장기와 골격, 외상 질환 등을 검사할 때 사용한다. 검사 시간이 약 10~15분으로 짧은 편이어서 응급상황, 특히 수술 전에 흔히 쓰인다.

 
 
해병대 장병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남부 자와바랏 일대에서 미국, 인도네시아 등 다국적군과 함께 ‘25년 슈퍼가루다실드 연합훈련’에 참가해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점검하는 모습. 한 장병이 응급상황을 가정해 동료 대원을 상대로 조치 중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해병대 페이스북 캡처]문제는 장비를 운용할 인력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CT 운용 인력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비전속 1명 이상 ▲방사선사 전속 1명 이상이어야 한다. 규정 중 ‘비전속’은 최소 주 1회 이상 근무자를 말한다.

검사를 전담할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1명도 배치되지 않은 건 군의관 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까닭이다. 의정 갈등 사태를 겪으면서 전국에서 배출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가 크게 줄었고, 전문의 중 군에 군의관으로 입대하는 이들의 수 역시 급감한 것.

군과 의료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년에 입대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6명 남짓일 전망이다. 6명가량의 전문의가 육·해·공군에 나뉘어 복무하게 되는데 머릿수가 적은 해군·해병대 부대, 그중에서도 서북 도서에 배치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아픈 몸으로 인천까지 뱃길 4시간
관련 규정상 비전속 전문의가 주 1회 이상만 근무해도 CT 장비를 운용할 수는 있지만, 여기에는 도서 지역이란 장애가 또 있다.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의 경우 인천에서 편도 4시간가량 배를 타고 가야 입항할 수 있다. 대청도는 3시간 30여분, 연평도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도서 지역과 인천을 왕복하는 배편은 하루에 1~2차례뿐이고, 그마저도 기상이 악화하면 운항이 중단된다. 특히 해무가 짙은 여름철이나 거센 바람으로 파도가 높아지는 겨울철에 배편이 끊기는 경우가 흔하다. 악기상으로 선박 운항이 중단되는 건 매해 80일 남짓이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연평도 당섬 선착장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도착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연합뉴스]이렇듯 비전속 전문의의 근무까지 어려운 서북 도서에서는 CT 촬영이 필요한 장병들이 직접 배를 타고 인천으로 나온 뒤 국군수도병원 등 육상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있다. 부족한 배편과 입원 절차 등 때문에 외래 진료에 최소 3일이 걸린다. 그마저도 검사를 신속하게 받을 때다.

배를 타고 섬을 나오더라도 국군수도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등 상황이 발생하면 사전에 허가받은 외출 기한(3일) 내에 검사받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응급진료를 요하는 수준의 환자가 아니더라도, 치료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레 서북 도서 경계 작전의 공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 의원실에 따르면 6여단의 연도별 CT 촬영 건수는 ▲2023년 401건 ▲2024년 348건 ▲2025년 60건 등이다. 연평부대 역시 ▲2023년 129건 ▲2024년 214건 ▲2025년 96건 순으로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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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도서 최북단을 사수하는 해병 6여단과 연평부대. 우리 땅보다 적진이 가까운 그곳을 수많은 군인이 지키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의료 지원시설은 열악하기만 하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서 다칠 수조차 없는 군의 현실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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