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同床異夢

[칼럼]유장하다! 국회의원들의 섹스 스캔들史

marineset 2023. 5. 31. 04:07

[칼럼]유장하다! 국회의원들의 섹스 스캔들史

김형배 논설주간 | hbkim34@gmail.com
2015년 08월 05일 (수) 12:46:15


일부 국회의원들의 사례이긴 하지만 국회 안팎의 섹스 스캔들은 그 역사가 아주 오래다. 외국의 사례를 들 것도 없이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만 꼽아봐도 국회의원들 성범죄는 꽤 많다. 권력과 섹스의 상관관계를 잘 말해준다.

유신 말기인 1977년 시국이 어수선할 때 공화당(지금 야당의 전신) 소속 성낙현 의원은 하교길 여고생 2명을 승용차에 태우고 자신의 아파트로 끌어들여 온갖 못된 짓을 저질렀다. 그는 이들 여고생을 지인인 재일동포 사업가들과 어울린 술자리에까지 불러내 함께 술을 마시고 함께 춤을 추게 하는 등 의원으로서 미성년자에게 도저히 할 수 없고 또 해서도 안되는 상식 이하의 짓도 거침없이 해댔다. 심지어 이들의 고교생 신분을 속이기 위해 가발과 사복까지 사 입히는 비열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이 사실은 문제 학생들의 생활이 갑자기 문란해지고 성적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당국의 조사결과 드러났는데, 진상이 알려지자 성 의원은 당싯돈 2000만원과 미국 유학 보장의 약속을 내세워 해당 학부모들을 회유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2000년대 중반에도 이 비슷한 스캔들이 있었다. 부산 지역구 출신의 정형근 의원이 40대 여성과 호텔에 함께 투숙하는 장면이 한 방송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두 자녀를 둔 유부녀인 이 여성이 먼저 객실을 예약하고 정 의원이 10분 뒤 뒤따라 들어간 모습이 전부 촬영됐다. 취재진 앞에서 그는 “해외에 거주중인 이 여성이 한국에 올 때 사온 묵주를 전달받기 위해 호텔에서 만난 것이 전부”라는 말도 안되는 해명을 버젓이 늘어놓아 실소를 자아냈다.

묵주 전달은 왜 꼭 호텔 객실 안에서 해야 했는지, 그게 사실이라면 취재진과는 왜 문을 사이에 두고 그토록 실랑이를 벌여야 했는지 일반인들로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정형근씨는 검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얼마전 골프장 캐디 가슴을 만져 유죄판결을 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전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과 검찰의 별명을 ‘섹누리당’, ‘섹검’으로 부르게 만든 장본인들로 꼽힌다.

최근 경북 구미 출신의 새누리당 소속 심학봉 의원이 40대 보험설계사를 성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야심한 시간에 호텔로 불러내 객실 안에서 성폭행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성폭행 이후 30만원을 여성의 핸드백에 넣어준 것이라든지 다시 만나 거액의 합의금을 내세운 치밀했던 범죄준비과정 등이 곧바로 밝혀졌지만 경찰은 그를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니 상식인의 어안은 벙벙할 뿐이다.

불똥이 튈 것을 염려한 새누리당은 심 의원으로부터 탈당계를 받는 방식으로 이 사태에서 빠져 나오려 하지만 여성 국회의원 25명이 집단 성명을 통해 심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문제의 의원 스스로 선출직 공직자인 국회의원 직분에 따른 사회적 책임감과 윤리의식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속 정당과 해당 지역 유권자들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고 본다. 당 지도부가 자신의 계파 소속이라면 검증도 하지 않고 무조건 공천을 해주어 당선되도록 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런 함량 미달의 인물을 지역감정에 휩싸여 무작정 뽑아준 유권자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