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곡(思麵曲) 사면곡(思麵曲)집사람이 큰아들을 임신하고 한참 배가 불러 있던 어느 날, 우리 새내기 부부는 동대문 평화시장 근처에 있는 당시로는 꽤 유명했던 냉면집에 갔다. 아내는 입덧이 너무 심해서 음식을 거의 못 먹고 힘들게 지내던 때였는데 냉면이 먹고 싶다고 하여 당장 사 먹으러 갔다. 그저 뭔가를 먹겠다고 하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었다.우리는 각자 냉면 한 그릇씩을 시켜 놓고 맛있게 먹으라는 덕담을 하자마자 정신없이, 국물까지 먹어 치웠다. 그런데 나만 다 먹었지 아내의 그릇을 보니 절반은 남아있기에, 실제로는 입맛도 없는데 억지로 먹는 줄로 착각하고 아내 몫의 냉면을 덥석 젓가락으로 집어서 내 빈 그릇에 옮겨 놓고,“왜 입맛이 없어? 남기면 버려야 하니까 내가 먹을게.”하고는 게눈 감추듯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