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同床異夢 94

중국 울린 조선족 음악가, 그의 발자취 한눈에…

등록 :2009-10-23 19:05수정 :2009-10-23 23:53 하얼빈시에 개관한 정율성 전시관에 있는 그의 사진. 왼쪽 리본에는 ‘율성, 당신의 음악이 음악의 도시에서 피어났습니다’라는 아내의 글이 쓰여 있고, 오른쪽 리본에는 ‘아빠, 인민들은 아빠를 잊지 않았어요’라는 딸의 글이 적혀 있다. 인민해방군가 작곡한 정율성 기념관 7월에 하얼빈 개관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우리의 대오는 태양을 향하여…”세계의 시선이 쏠린 지난 1일 중국 건국 60주년 열병식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행진할 때 울려퍼진 장엄한 ‘인민해방군가’의 작곡가가 한국에서 태어나 중국과 북한에서 활동한 조선족 음악가 정율성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겐 아직 낯설다. 1914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중국과 북한 두 나라의..

목사님과 환속(還俗)

목사님과 환속(還俗) 목사님이 사역을 그만두고 자유인이 되는 행위를 무엇이라고 표현하 는지 참 애매하다. 스님이 승직을 버리고 속세로 돌아가면 ‘환속’이라고 하였는데 요즈음 은 개신교를 제외한 다른 종교의 성직자들이 일반인으로 돌아가는 경우 도 환속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개신교의 목사님이 자연으로 돌아가서 교회에도 다니지 않 는 경우는 환속도 아니고 파계(?)도 아니고 무엇인가? 그냥 목사직 포기 아니면 반납이라고 해야할지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 보아도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요즈음 목사님들 말씀 들어보면 화려했던 전성시대는 이미 요단강 건 너갔다고 한다. 하기야 자고 일어나 보면 교회와 치과 그리고 편의점만 잔뜩 생겨나니 신도와 환자, 손님을 나누어 먹어야 하는 꼴이 되어버렸으며..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라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라 1.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헐... 아버님이 어떻게 나를 낳으셨단 말인가? 생물학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음양설에 의하면, 씨가 어 떻고 밭이 어떠하여 부모님을 닮은 내가 태어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인 것을 어찌 부정하겠는가? 父兮生我(부혜생아) 아버님 나를 낳으시고 母兮鞠我(모혜국아) 어머님 나를 기르셨으니 哀哀父母(애애부모) 애달픈 부모님이시여 生我劬勞(생아구로) 나를 낳아 기르시며 힘드셨네 欲報深恩(욕보심은) 깊고 넓은 은혜 갚고자 하나 昊天罔極(호천망극) 드넓은 하늘같이 끝이 없어라 에 있는 원문이다. 부모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는 가히 없 기에 아무리 갚아도 다 못 갚는다는 내용이다. 옛 분들은 부모와 자식 ..

슈베르트의 이발관

어제, 차일피일 미루던 이발을 하려고 퇴근길에 발 닿는 대로, 처음 가 보는 이발관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동안 주말을 이용하여 다니던 동네 미장원이나 목욕탕내 이발소는 시간이 잘 안 맞아 평일에는 못 가다가, 출입문에 모범업소라고 쓰여 있는 눈에 잘 안 띄는 골목 이발관을 찾게 되었다. 문을 빼꼼 열고 들어가니 손님은 없고 희미한 조명 아래, 빈 이 발의자에 기대어 있던 체구가 비쩍 마른 슈베르트 모습의 이발사가 날 반기더니 앉으란다. 드디어 이발 시작, 아~ 미스터 슈베르트는 지체장애가 있는 분이셨 다. 몸을 힘겹게 움직이며 내 머리를 가위질하는데 잔기침을 하면서 숨 쉴 때마다 고약한 냄새가 나서 참기 힘들었다. 좀 있으니 옆에 커튼 쳐 놓은 공간에서 후덕한 아줌마가 나타나서 한 마디 말도 없이 나를..

산사(山寺)의 봄

산사(山寺)의 봄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명성을 날리신 서산(西山)대사에 관한 이야 기는 국사 교과서에도 소개되고 있으며 일명 휴정(休靜) 스님으로도 잘 알려진 분이신데, 우연히 불교신문을 읽다가 스님과 관련된 여러 호칭을 알게 되었다. 속세에서의 이름은 완산 최(崔)씨 여신(汝信)이며 자는 현응(玄應)이라 는 것과 청허(淸虛) 선사(禪師)라는 법호가 따로 있다는 것은 물론, 중종 15년(1520년)에 출생하시어 인종, 명종, 선조 등 여러 임금의 통치시대 를 살다가 1604년에 열반하셨다는 내용이다. 청허선사(淸虛禪師) 돈오송(頓悟頌)* 일부를 해석해 놓은 것 중에 慈悲是觀音 喜捨是勢至 嗔心是地獄 貪心是餓鬼 자비로운 마음은 관세음보살이요 * 돈오(頓悟) : 수행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깨달음을 얻는 것..

바위고개 넘어 희망의 나라로

바위고개 넘어 희망의 나라로 필자는 중학생 시절에 어렵게 하모니카를 장만하여 옛날 중외제약이 있던 성북구 장위동 뒷산에 올라가서 독학으로 처음 연주한 곡이 있었는 데 그 곡이 바로 ‘바위고개’이다. ‘바위고개’라는 국민가곡은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2년에 이흥렬 선생 이 작사, 작곡하여 탄생한 것이다. 우리나라 토종 국민 중에 ‘바위고개’를 부를 줄은 몰라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사람은 외국인이라고 단정해도 별 이견이 없을 듯하다. 그 바위고개 노래 3절은 아래와 같은데, 바위 고개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 님이 그~리워 하~도 그리워 십~여년 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진달래꽃 안~고서 눈물집니다 ‘십여 년간 머슴살이가 하도 서러워’라는 가사 부분은 당시 일제 치하 에서 겪은 민족의 울분을..

마지막 명함

마지막 명함 이른 점심 식사를 끝내고 동네 한 바퀴 산책하러 나섰다. 걷기 운동 겸 자주 다녔는데 최근 들어서는 무지막지한 미세먼지 덕분 에 마음 놓고 다니지를 못한다. 그래도 큰마음 먹고 황사 마스크로 얼굴 을 가린 채 나가 보았다. 경칩이 지나서인지 별로 춥지도 않고, 먼지만 덜 하면 참 상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역전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낯익은 인쇄소 간판이 눈에 들어왔고 오래전부터 익히 알고 지내던 사장 얼굴도 볼겸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사장은 없고 부인과 직원들이 마침 식사 중이었다. 사실 이곳 사장은 경제적으로 제법 성공한 지역 후배로서 로타리클럽 의 회장도 역임하였고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였으 며 참으로 무난한 호인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별안간 뇌졸중이 와서 고 ..

가요무대

가요무대 1985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방영되는 TV 예능 프로그램 중에 KBS 의 ‘가요무대’가 있다. 매주 월요일 밤 10시에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는데, 그 화면에 보이는 방청객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이 주류를 이룬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나 역시 이 프로그램을 좋아했던 사람인데, 어느 날부터인가 애청의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나와는 많이 다른 아내의 음악적 취향 때문에 리모컨의 주 도권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는 여섯 살의 나이 차 이가 있는데 선호하는 음악적 취향은 30년 정도의 세대 차이가 있어 아 내는 가요무대를 보고 있는 나를 영 못마땅해하고 노인 취급한다. 자기 도 환갑이 지난 지가 언제인데 말이다. 나는 가요무대에 나오는 ..

한국불교 종단협의회

한국불교 종단협의회 한국불교종단협의회 www.kboa.or.kr [청년을 위한 불교기초강의] 한국불교의 종파와 차이점은? 입력 2021.02.17 10:03 호수 3653 기자명 이정우 군법사·육군 대령 대한불교조계종 중심 ‘종단협’구성 30개 종단이 한국불교 대부분 차지 소의경전 수행법에 따라 종단 구분 스님 결혼유무, 시대특성으로 분파 Q 우리나라 불교는 대한불교 조계종이 가장 대표적인 종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 태고종·천태종·진각종 등 많은 종단이 있다는데 현재 한국불교의 종파는 몇 개이고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이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

광화문 가는 날

2019년 10월 4일 · 친구들과 합류 계획이 있어서 병점역 11시 9분 급행 전철을 타기 위해 집사람이 역에 데려다 주었다. 후문 출입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가 보니 전철 도착시간이 여유가 있어 보였는데, 아뿔싸, 지갑을 안 가지고 왔으니 어쩌면 좋아. 집사람에게 지갑 좀 가지고 다시 와 달라고 전화를 하고, 엘리베이터 옆 창문에서 다른 통화를 하고 있는데 남성 미화원이 다가와서 대뜸 시비를 거네? 왜 가래침을 뱉냐는 거였다. 하도 어이가 없어, 그런 적 없다고 항의를 하였지만 자기가 아래층에서 봤다고 하는데 순간 열 받아서 뒤로 넘어갈 뻔했다. 뭔 미화원이 이렇게 거칠고 공격적인지, 나는 아니라고 하는데도 당신 외에는 누가 여기 창문에 있냐는 거였다. 아래층에서 내가 침 뱉는 걸 보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