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비처럼 꽃을 피우지만 진흙탕도 만드는 걸
술은 비처럼 꽃을 피우지만 진흙탕도 만드는 걸 중앙일보 입력 2012.06.09 00:00 업데이트 2013.05.07 17:23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기분 좋아 마시고 속상해서 마시고, 반갑다고 마시고 서운하다 마시고, 잊기 위해 마시고 잊지 못해 마시고, 헤어진다 마시고 또 만났다 마시고…. 술을 마시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붙이면 다 이유가 된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구천구백구십여덟 가지라면 술을 못 마시는 이유는 단 두 가지뿐이다. 술이 없거나 몸이 술을 안 받아서다. 대개 “(술) 한 잔 할까?”로 시작하지만 한 잔으로 끝나는 술자리는 내가 아는 한 없다. 한 잔이 두 잔 되고, 다섯 잔은 열 잔이 된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나중에는 술이 술을 마시고, 급기야는 술이 사람을 ..